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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를 어느 정도 이해한 과학자들은 원자핵의 연구에 눈을 돌렸다. 음전자와 양전자의 반죽모형인 나가오카(長岡養太郞) (또는 톰슨)의 원자모형을 버리고 러더퍼드 모형이 받아들여진 그 당시로서는 자연적인 추세였다. 원자핵의 구체적인 이해는 ‘중성자’의 발견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이의(異議)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자핵 속에 전기를 띠지 않는 중성의 입자가 있으리라는 예감을 처음 얻은 사람은 역시 러더퍼드였다.

그가 원자의 구조를 알기 위해 사용한 알파입자(헬륨의 핵)는 양성자 4개와 전자 2개로 되어있다고 생각했다.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양성자와 전자가 합친 중성인 요소가 원자핵 속에 있다는 생각이었고 어쩌면 새로운 중성입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감했다.

러더퍼드는 1920년 왕립학회가 주관하는 베이커 강연(Baker Lecture)에서 자기의 예감을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연구의 실마리는 독일인 보데(Bothe)와 백커(Baker)의 실험에서부터 풀려나갔다. 보데의 법칙으로 알려진 보데와 백커는 벨리륨에 알파선을 쪼이면 투과성이 강한 방사선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감마선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이 방사선이 벨리륨에서 나오는 까닭에 이를 ‘벨리륨선’이라고 이름 지었다.

"새로운 방사선에 관한 소식을 전해들은 프랑스의 퀴리 부부(유명한 퀴리 부인의 딸과 사위)는 이 벨리륨선을 수소가 많이 들어있는 파라핀에 쪼여 봤더니 양성자가 튀어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퀴리 부부는 벨리륨선이 감마선이라는 믿음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

퀴리 부부의 실험결과를 ‘콩트랑쥬(파리 과학아카데미의 학술지)’를 통하여 알게 된 케벤디쉬 연구소(Cavandish Laboratory)의 채드윅(Chadwick)에게 번득이는 영감이 왔다. 만약에 벨리륨선이 정말로 감마선이라면 잘 알려진 ‘콤프턴 산란’처럼 가벼운 전자는 튕겨낼 수 있어도 무거운 양성자를 튕겨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퀴리 부부의 실험에서는 양성자만 나왔지 많은 전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벨리륨선의 성분이 전기량을 띠지 않고 중성이면서 양성자 정도의 질량(무게)을 가진 입자라고 가정한다면 양성자가 튀어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같은 무게의 두 입자가 충돌하면 상대방을 튕겨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양전기를 띤 원자핵으로부터 전기적인 힘을 받지 않기에 방해를 받지 않고 물질 속을 잘 투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채드윅은 벨리륨선을 여러가지 물질에 쪼여서 양성자가 튀어나오는 속도와 원자핵 자체가 부딪쳐서 움직이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벨리륨선의 성분은 양성자와 비슷한 질량을 가진 중성입자, 즉 중성자라는 결론을 얻었다.


[ 채드윅 ]
보데나 퀴리 부부가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벨리륨선을 감마선이라고 단정했기에 중성자 발견과 노벨상의 영광은 채드윅에게 돌아간 것이다. 그러나 보데는 동시계수법의 기술을 이용한 보데법칙의 발견으로 1954년도 노벨 화학상을 받았으니 그래도 다행이었다.

중성자가 발견되자 그 중요성을 처음 인식한 사람은 이탈리아 태생 물리학자 페르미(Enrico Fermi)였다. 그는 러더퍼드가 쓰던 알파입자는 전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원자핵에 접근하기가 어렵지만(같은 전기를 가진 물체는 서로 밀어낸다는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 전기를 띠지 않는 중성자는 훨씬 접근하기가 쉬운 까닭에 원자핵을 탐색하는 데에는 새로 발견된 중성자가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로마대학의 분수가 솟고 있는 못 속에 그의 실험장치를 설치했다.그 이유인 즉 벨리륨선, 즉 중성자선의 에너지를 낮추면 원자핵과 부딪쳐서 동위원소를 만들어내는 빈도가 더 잦아진다는 것을 알았고 중성자의 에너지를 낮추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중성자와 무게가 비슷한 양성자와 충돌시키는 것인데, 물은 두 개의 양성자(수소핵)와 산소로 되어있으므로 가장 값싸고 흔한 양성자의 보고인 까닭이다.

페르미와 그의 동료들은 그들의 실험장치를 악어(Crocodile)라고 불렀다. 이 장치가 원자력 시대를 열게 된 서곡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서곡인지 다음 호에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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