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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이 우리나라 총 전력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또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방사선이 암 질환에 걸린 사람들에게나 사용되는 것으로 알 정도이지, 방사성동위원소의 산업적 가치를
이해하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방사선 기술(Radiation Technology)은 질병진단과, 암 치료 등 의료분야 뿐만 아니라 종자개량, 식품보존, 비파괴검사 등 그 사용범위가 날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폴리에스터 합성섬유로 만든 옷을 입고 새우깡 스낵을 먹으며 비디오를 보는 당신은 이미 과학 문명의 수혜자이며 그 사소한 일상의 평화 속에는 원자력이라는 거대한 에너지가 함께 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합성섬유, 식품과 의약품의 포장지, 비디오 테이프 속의 갈색 테이프, 전기 전자용 콘덴서 등은 모두 PET, 즉 폴리에틸렌이라고 불리는 석유의 부산물을 그 원료로 하고 있다. 석유에서 추출되는 PET를 원료로 실을 뽑아 직물로 만들면 화학섬유가 되는 것이고, 필름으로 만들면 다양한 공업용 폴리에틸렌 소재가 되는 것이다 .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코카콜라 병의 유려한 곡선을 볼 때마다 무언가 대단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숨기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검은 색의 액체 속에 무엇이 들었기에 전 세계가 그 맛에 길들여지고 있는지, 코카콜라는 서구문명의 또 다른 이름처럼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코카콜라를 바라보게 될 것 같다. 코카콜라 원료의 비밀이라면 이미 비밀 아닌 비밀이 되었고, 콜라의 마력을 논하기에는 너무나도 그 맛에 익숙해져 있는 터.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은 어떨까.

과연 하루에도 수십만 개가 대량 생산되는 콜라 병 속에 든 콜라의 용량은 단 1cc의 차이도 없이 정확한 것일까. 혹 내가 구입한 콜라의 용량이 다른 것들에 비해 적게 담겨져 있지는 않은지. 만약 한치의 오차도 없다면, 그 비결은 무엇인지. 일일이 용량을 재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방법이 있는지….
놀랍게도 355cc 짜리 코카콜라 병 속에도 원자력은 숨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코카콜라 완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원자력의 기술은 숨어 있다.

여주 톨게이트를 통과해 시내로 진입하다 보면, 좌측으로 붉은 색의 코카콜라 마크가 눈길을 끈다. 굳이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한눈에 들어오는 붉은 색과 하얀 색의 로고는 이미 특정 브랜드를 넘어서서 하나의 기호와도 같이 익숙해진 현대문명의 상징.
이곳은 바로 코카콜라가 소비자들에게 전해지기 바로 전 단계 공정이 이루어지는 ‘코카콜라 보틀링’이다. 보틀링이라는 단어 그대로, 콜라 액을 병 속에 주입해 완성품을 만드는 공장이다.
입구에는 콜라를 만들기 위해 몇 단계의 정화 단계를 거치는 실외 정수 탱크가 설치되어 있고, 실내로 들어서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콜라 병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콜라를 포함한 이 곳에서 생산되는 수십 종의 음료들은 모두 FT-50(FILL LEVEL INSPECTOR)라는 기기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완제품이 된다.

FT-50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여 내용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 물질에 대하여 그 레벨을 측정해주는 기기로 사람의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기이다. 이 기기의 원리는 방사선은 모든 물체를 통과할 수 있다는 명제에서부터 시작된다. 단, 물과 납을 통과하는 데는 많은 제약을 받는다는 또 다른 원리를 이용한 것.
FT-50을 쉽게 설명하자면 방사성동위원소 아메리슘-241을 이용한 유출량 측정기라고 할 수 있다. 즉 생산라인을 따라오던 음료용기가 FT-50 센서에 감지된 후,
방사선의 양을 측정하여 그 양의 많고 적음에 따라 레벨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방사선이 물질을 통과하게 되면 그 물질에 의해 에너지가 흡수되므로 물질을 통과한 후 빠져나오는 방사선의 세기는 약해지고, 따라서 물질을 빠져나온 방사선의 세기의 변화를 측정하면 그 물질의 두께나 밀도, 용량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면 두께나 밀도가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원리다.

예를 들어 용량이 양호한 캔의 경우는 수신되는 방사선의 양이 납 성분을 함유한 캔과 액체인 시럽의 저항으로 인해 적게(수치 1500) 나타나고 불량의 경우는 레벨 수치가 많이(2300) 나타나게 되어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물질을 파괴하지 않고도 물질의 내부와 형질을 검사할 수 있는 비파괴검사의 일종으로, 원자력이 우리 생활에 사용되는 또 다른 이점 중의 하나이다.
원자력을 이용한 이 같은 검사법을 개발해내지 못했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음료수 캔을 들고 제조사에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표시된 용
량보다 많거나 적게 주입된 제품들이 속출할 테니 말이다.
참고로, 표시된 용량보다 적게 주입된 제품은 불량품으로 판정되어 폐기처분이 되지만 용량보다 많이 주입된 제품의 경우는 합격품으로 인정이 된다. 다다익선에 약한 것이 사람마음인데, 내용량이 조금 더 많이 담겨있다고 항의할 소비자는 없을 테니 말이다.

글 : 박선영 자유기고가 / 사진 : 최항영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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