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원자력 홍보관 > 원자력이 있는 풍경
글 : 박미경 자유기고가 / 사진 : 이진우 사진가 [2003년 06월 통권 19호]
후포항을 후끈 달구는 울진대게 축제
따뜻해진 날씨가 자꾸 밖으로 나가자 채근하는 데다,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에 대게라는 먹거리까지 더해진 축제이다 보니 울진군 내는 물론이고 부산, 대구 멀리 서울에서까지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데.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울진대게 축제’ 현장을 찾아가 본다.

대게의 원산지 '울진'이 영덕으로 잘못 알려져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항. 울진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예부터 대게를 비롯해 도루묵, 가자미, 고등어, 골뱅이 등이 많이 잡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축제가 열리는 곳은 바다가 해안도로를 향해 불쑥 배를 들이민 듯한 곳으로 후포수협, 후포어시장, 어업인복지회관 등이 서있는 한마음광장.



“축제 둘째 날인 어제는 마침 토요일이고 해서인지 관람객들이 많이들 찾아오셨어요. 여기 주차된 차량 대수만도 2천 대를 넘었으니까요. 경기나 서울 등 먼 지역 차량 번호판을 보면 그렇게 고맙고 반가울 수가 없어요. 마치 먼길 달려 집에 찾아와 준 친구처럼요.” ‘지역 일이 곧 내 일’ 같아서 생업이고 뭐고 다 접고 달려와 3일째 봉사를 하고 있는 모범운전자 최병식 씨의 말이다. 단정하게 날이 선 그이의 옷차림만큼이나 기분 좋은 축제의 첫인상이다.

음악소리와 뒤섞인 사람들의 탄성소리가 광장을 감싸고 있는 등기산 능선에 부딪혀 바다로 향한다. 그 소리들은 해성호, 광명호, 오성호, 부일호, 경진호 등 후포항에 정박해 있는 배들을 둥싯거리게 하는 물결도 되고, 그 배들마다 풍어를 기원키 위해 높다랗게 세워둔 대나무 마른 잎과 기촉 끝에 매달린 깃발들을 펄럭이게 하는 바람도 된다. 갈매기들까지 덩달아 리듬을 탄다. 축제의 흥은 그렇게 바다에까지 미치고 있는 중인 것이다.
v 항구의 풍경에서부터 서서히 달뜨기 시작한 마음은 광장 입구에 다다르면서 더욱 더 고조된다. 찰칵찰칵 엿장수의 가위질 손놀림 앞에, 발틀을 돌릴 때마다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듯이 부푸는 솜사탕 앞에 아이들이 빙 둘러서 있고, 이동식 아이스크림 가판대 앞에 선 어른들조차 받아든 아이스크림을 빙빙 돌려가며 핥아먹는다.

일상의 짐들을 벗어버리고 함께 즐긴다.

입구에서 이미 동심이 된 어른들은 오랜만에 일상의 마음 짐들을 내려놓고 ‘줄당기기 놀이’와 ‘떼뱃노젓기 놀이’ 등 갖가지 놀이에서 한껏 힘과 기량을 뽐낸다. 그러느라 가빠진 숨은 서커스와 부채춤을 비롯한 전통공연들을 보면서 가다듬고, 고파진 배는 대게요리 무료시식과 대게먹기 대회에 참가해서 든든케 한다.

광장 한 가운데 마련된 야외무대 위에서는 ‘한마음 음악회’가 한창이다. 멀리서 온 초대가수의 노래 소리에 객석에서 어깨춤을 들썩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흥에 겨워 무대에 오르는 이도 있다. 노래야 좀 못 불러도 그만, 흥을 돋우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울진 앞바다 12km 지점에 왕돌초라는 바위가 있는데, 예부터 그 바위 주변이 대게 서식지로 유명했습니다. 여기서 난 것을 교통의 오지이다 보니 영덕에서 집산을 했던 것이지요. 대게 홍보와 함께 그러한 울진의 면모를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축제를 시작해서 벌써 4회를 맞고 있습니다.”

울진대게축제운영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울진보다 영덕이 대게의 명산지로 알려진 것은 교통이 원활치 못한 1930년대 당시 서울, 대구, 포항, 안동 등 대도시에 해산물을 공급할 때 교통이 편리한 영덕으로 중간 집하되어 반출하였으므로 일반에게 집하지인 영덕이 대게산지로 여겨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반추케 한다.

“올해는 약 5만 명 정도의 방문객들이 찾아주신 걸로 추측하는데, 일본에 가서 지역축제 견학도 하고 특히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는 등 축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을 계속해나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약 5만 명 정도의 방문객들이 찾아주신 걸로 추측하는데, 일본에 가서 지역축제 견학도 하고 특히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는 등 축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을 계속해나가고 있습니다.”

광장 안에서 갖가지 놀이와 향연이 펼쳐지는 동안 광장 주변부는 향토음식점과 울진대게 직판장이 성업중이다. 근남면, 원남면, 기성면 등 각 면들이 주관한 향토음식점에서는 갖은 음식들이 맛을 다투고 울진군 수산업 종사자들과 어업인후계자, 소형선박협회 회원들이 차려놓은 직판 장터에서는 그네들이 직접 잡은 대게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게는 11월에서부터 시작해 다음해 5월까지가 제철이에요. 그 시기가 지나면 점점 살이 빠지는데, 특히 음력 보름을 지나기 전인 이맘때가 알도 꽉 차고 맛이 가장 좋을 때지요.”

대게잡이 배의 선주였던 아버지가 대게를 잡아오면 어머니가 짚에 엮어 들고 이고 산을 넘어 팔러 다니는 걸 보며 자랐다는 울진 토박이 임영희 씨. 마찬가지로 선주인 남편을 만나 대게 잡이를 생업으로 삼아 살고 있는 그녀는 남편이 인근 연안에서 잡아 온 대게를 찜통에 쪄내어 팔고 있다.



알이 꽉 차고 맛이 가장 좋은 4월 중순이 제철

어느덧 날이 저물어 행사장을 감싸 안은 등기산 너머로 해가 뉘엿한데, 어둑한 가운데서도 부지런히 열리고 닫히는 찜통의 흰 연기는 더욱 유난하고 축제의 열기 역시 사그러들 줄을 모른다.

울진 군민들이 1년에 1번씩 정성을 다해 벌이는 울진대게 축제. 1년에 1번씩 정월 초하루마다 대게 잡이배 뱃머리에 대나무 깃대를 우뚝 세움으로써 만선과 풍어를 기원하는 마음이 거기에도 담겨있다. 내년 봄에는 대게의 본고장 울진, 울진대게 축제에 가서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에 취해도 보고 동심에도 젖어보자. 물론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흰 속살이 ‘되게’ 맛있는 대게 맛도 보고 말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5-13 코오롱 포레스텔 1408호 | ☎ (02) 784-4060
Copyrightⓒ 2016 WII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