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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을 되풀이 해보자. 뉴질랜드 태생의 러더퍼드 경은 그 당시 발견된 방사성 동위원소에서 나오는 알파입자선(뒤에 판명되지만 알파입자는 헬륨의 원자핵이다)을 금의 박막에 쪼여보았더니 대부분의 알파입자는 그 방향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나왔지만 가끔 그 방향을 크게 바꾸어 통과하는 알파입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를 해석하는데 몰두하고 있었다. 러더퍼드 경은 나가오까 한타로의 원자모형처럼 가벼운 음전기를 지닌 전자와 역시 가벼운 양전기를 지닌 입자가 서로가 서로를 밀며 다른 종류끼리는 잡아당기면서(쿨롬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자연의 법칙에 의함) 평형을 이루는 반죽모형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는 무거운 알파입자(알파입자는 전자보다 수천 배나 무거운 입자임이 알려져 있었음)가 튕겨서 방향을 크게 바꾸는 현상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무거운 트럭이 가벼운 사람과 부딪쳐서 사람이 미는 힘 때문에 그 방향이 바꾸어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렇다면 원자 속에도 양전기를 띤 무거운 물체가 있다면 이는 자연스럽게 설명이 된다. 무거운 두 대의 트럭이 충돌하면 둘 다 튕기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금박을 그대로 통과하기에 원자는 대부분이 텅 비어 있다고 생각했다.

겉보기에는 꽉 차 있는 금박지도 아주 배율이 높은 확대경으로 본다면 그 사이에는 빈 공간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믿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꽉 차 있는듯한 쇠뭉치도 쇠를 이루고 있는 원자와 원자 사이는 많이 비어있고 원자 역시 대부분 비어있는 공간이다. 러더퍼드는 원자란 마치 초미니 태양계처럼 티끌우주로서 중심에는 양전기를 띤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를 마치 지구, 화성, 금성, 목성 등이 돌고 있듯이 전자들이 돌고 있다고 생각했다. 전자가 돌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원자핵의 양전기에 이끌려 음전기를 띤 전자는 원자핵에 빨려들게 될 것이다. 마치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처럼……

전자는 돌고 있기에 그 원심력 덕분에 태양계처럼 안전한 궤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정말 오묘한 것이다. 거대한 소우주인 태양계나 티끌우주인 원자의 세계나 엇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그 뒤 20세기에 이르러서야 알려진 것이지만 지구처럼 원자핵 주변을 공전하는 전자는 역시 지구처럼 자전한다는 것도 어쩌면 그렇게도 태양계를 닮았는지도 모른다.

도대체 원자핵은 얼마나 큰 것일까? 어떻게 하면 그 크기를 잴 수 있을까? 러더퍼드 경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자만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데 그보다도 더 작은 원자핵은 볼 수도 없을텐데 도대체 어떻게 잰다는 말인가? 이는 마치 부엌 벽에다 접시를 걸어놓고 장님에게 부엌에 들어가지 말고 그 크기를 알아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이다. 앞을 못 보는 장님이 어떻게 접시의 크기를 먼 데서 알 수 있을까? 다가가서 만져본다면 물론 그 크기를 알 수 있지만 원자 속에 사람이 못 들어가는 것처럼 장님 역시 부엌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되어있을 때 접시의 크기를 알아낼 길은 도저히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원하는 곳에 길은 있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한다. 그 길은 어렵지도 않다.

가령 장님이 콩알을 많이 가지고 부엌 벽을 향하여 팔매질을 한다고 하자. 앞을 못 보는 장님이기 때문에 접시를 겨냥하여 콩을 던질 수는 없지만 그냥 벽을 향하여 콩을 던질 수는 있을 것이다.

콩이 접시를 맞히면 튕겨나가는 날카로운 소리와 벽에 맞았을 때 나는 둔한 소리는 장님의 예리한 귀로 구별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10만번 콩을 던졌더니 접시에 맞는 소리가 1000번, 벽이 맞는 소리가 9만9천 번 들렸다고 하자.
그렇다면 접시의 크기(면적)와 벽의 면적의 비율은 1000/1000+99000 즉 1:100일 것이다. (노파심으로 확률을 모르는 독자를 위하여 잔소리를 늘어놓아보자.)

만약에 접시의 크기가 벽면의 반을 차지한다면 콩을 10만번 던지면 접시에 맞는 것이 5만번, 빈 벽에 맞는 것이 5만번 정도가 될 것이고, 이때는 접시의 면적과 벽의 면적의 비율은 50000/50000+50000 즉 1:2가 될 것이다. 즉 접시에 맞는 확률은 접시의 면적과 벽의 면적의 비율이 된다. 다시 말해서 접시가 크면 클수록 맞는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그런데 장님은 부엌에 들어가지 않고도 부엌문이 있는 벽의 면적은 손으로 만져서 재어볼 수 있고 부엌 속 벽의 면적은 이와 같을 테니 접시의 크기를 곧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벽의 면적이 2미터×3미터 즉 6제곱 미터였다면 접시의 크기는 0.06제곱미터이며 반경이 약 14센티미터 정도 되는 접시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 The Rutherford Experiment ]
러더퍼드 경은 원자핵의 크기를 알아내는 데 장님의 경우와 꼭 같은 방법을 썼다. 러더퍼드 경의 벽은 금의 박막이었고 그의 콩알은 알파입자인 것만이 장님과 달랐지만 원자핵의 크기를 알아내는 논리와 사고는 장님의 경우와 꼭 같은 것이었다. 그의 실험에 의하면 백억 개의 알파입자를 금박지에 던지면 1개 정도가 그 방향을 크게 바꾸는 것을 알았다. 이는 원자의 대부분은 빈공간이고 원자핵은 원자의 단면적(옆에서 본 면적)과 비교할 때 백만 분의 일이고 반경으로 따질 때에는 1:10만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원자의 크기는 그 반경이 10㎝정도임이 알려져 있었기에 원자핵의 반경은 10㎝ 정도임을 알 수 있다.

다시 정리해서 보면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원자 역시 태양계처럼 중심부에는 태양에 해당하는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마치 행성처럼 돌고 있다. 외곽전자가 돌고있는 원의 반경과 원자핵의 반경은 10㎝와 10㎝ 정도인 초미니 태양계이다.

전자는 빠른 속도로 궤도를 돌면 원자핵이 잡아당기는 전기적인 힘과 엇비켜 가면서 그 궤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러더퍼드의 원자모형은 치명적인 모순을 지니고 있는 것이 곧 밝혀진다. 이를 설명하기 위하여 또 한번 길고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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