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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더퍼드 ]
뉴질랜드는 우리나라 면적보다 세 배나 되는 땅에 삼백오십만의 인구 밖에 살고 있지 않다. 한가한 초원에는 양떼가 풀을 뜯고 있고, 배경의 높은 산이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는 광경은 말 그대로 그림같다. 남부 섬과 북부 섬으로 되어있는 이 나라의 남부섬에서 가장 큰 도시는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이다. 인구 35만 가량의 오래된 도시로서 켄터베리 대학이 이곳에 있기도 하다.

켄터베리 대학의 옛 캠퍼스는 크라이스트 처치의 도심부에 있고, 그 옛날 이 교실들은 온갖 수공예품과 도자기 등을 파는 가게로 꾸며져 있으며, 야외극장과 운치가 넘치는 라 카페(Le Cafe)가 들어서 있기도 하다. 라 카페 뒤에는 작은 안내소가 있고 그 앞에 붙은 간판에는 ‘러더퍼드(Rutherford)의 공작방’이라고 쓰여져 있다.

원자핵을 처음 발견한 그 유명한 러더퍼드의 공작방에 들어서면 그가 학부 때 쓰던 방전장치의 모습이 들어온다. 이곳에서 학부를 마친 러더퍼드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 유학한 후 캐나다의 막길(Mcgill) 대학에서 교수로서 연구생활을 하게 된다.

러더퍼드 경은 뉴질랜드의 넬슨이란 조그마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는 공부를 하기 위하여 크라이스트 처치에 있는 켄터베리 대학에 입학하였고, 졸업할 때 성적은 600점 만점에 580점을 얻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었다. 졸업 후 영국의 유명한 캠브리지 대학에 유학했고 캬벤디쉬 연구소를 거쳐서 캐나다의 막길 대학(Mcgill University) 교수로 초빙되었다.

그는 캬벤디쉬 연구소에서 익혀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베크렐과 퀴리부부가 발견한 방사선의 성질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를 이용한 연구는 화학쪽에서 더 활발하였다. 왜냐하면 방사선을 쪼인 원소들은 그 성질이 달라지는데 이를 화학적인 방식으로 그 변화를 알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같으면 질량분석기 등을 사용하면 원자핵의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곧 알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물질의 성질이 변하는 것은 화학반응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러나 러더퍼드는 좀 색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방사선 가운데 알파선으로 알려진 성분을 엷은 금박지에 쪼여서 알파선이 얼마만큼 통과할 수 있는지 조사해 보기로 했다. 당시의 상식으로서는 물질의 (이 경우 금의 박막) 화학적인 성질과 관계가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1890년대는 벌써 물질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고 분자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서 있을 때였다. 화학반응에 의한 분자설은 설득력이 있었지만 기체가 분자로 되어 있고 이 분자들은 맹렬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를 대중에게 피부로 느끼게 제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대기중의 분자들은 초속 1,000m/sec의 속도를 가지고 있다. 한 과학자는 솥뚜껑만한 크기의 금속 뚜껑을 만들고 그 가장자리는 흠을 파서 고무 패킹을 넣어 밀폐한 후 공기를 빼 진공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말 여섯 마리가 이 솥뚜껑을 떼어내려고 잡아당겨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공기를 다시 불어넣어 바깥과 같은 압력을 만들었을 때 누구나 손쉽게 솥뚜껑을 떼어낼 수 있었다. 왜 그럴까? 1리터의 공기 속에는 10개의 분자가 있다. 이들은 맹렬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솥뚜껑 속이 진공일 때는 그 속에는 공기가 없고 따라서 분자가 움직이고 있지도 않다.

그렇지만 솥뚜껑 밖에는 그 많은 분자가 양쪽에서 솥뚜껑을 때리고 있는데, 이들은 마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좁쌀 인간들이 솥뚜껑을 밀어서 못 떨어지게 하는 효과와 같다. 좁쌀 인간 하나하나의 힘은 얼마 안되지만 10(아보가드로의 상수라고 하며 1리터 속에 들어 있는 분자수), 즉 10조의 10조의 또 삼천 배의 좁쌀 인간이 기를 쓰고 솥뚜껑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면 여섯 마리의 말의 힘으로도 뗄 수 없는 거대한 힘이 되는 것이다. 즉 수없이 많은 (10개) 공기 분자가 1000미터의 초속으로 솥뚜껑 밖을 때려서 양쪽 솥뚜껑을 안으로 미는데 솥뚜껑 속은 진공이므로 밖으로 밀어내는 분자들이 없기 때문에 말 여섯 마리가 달려들어도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두 솥뚜껑 사이에 공기를 불어 넣으면 바깥 공기의 분자가 안으로 미는 힘이나 안의 공기 분자가 밖으로 미는 힘이나 같으므로 누구나 손쉽게 두 솥뚜껑을 떼어놓을 수 있다. 아마 이만큼 장황한 설명을 들었으면 공기는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믿을 것이다. 분자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따라서 이 원자의 본질을 알아내는 것이 19세기 과학의 큰 과제였다.

지극히 작은 원자는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많은 과학자들이 온갖 상상을 하였다. 콩알같이 생겼을까? 또는 호떡처럼 생겼을까? 미식 축구공처럼 생겼을까? 상상이 아닌 과학적인 논리로서 원자모형을 이 세상에 처음 선보인 사람은 일본인 나가오까 한타로(長岡羊太郞) 였다. 그는 얼마전 영국인 물리학자 톰슨이 발견한 전자(電子)는 물질에서 나왔으므로 물질의 근본 요소인 원자속에서 튀어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자는 음전기를 띠고 있지만 물질은 전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중성이기에 전자가 원자 속의 구성성분이라면 이를 중화시키는 양전기 역시 원자의 구성성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양전기를 띤 구성요소와 음전기를 띤 전자가 두루 분포되어 서로가 서로를 잡아당기고 자기네들끼리는 미는 힘과 맞비겨서 평형상태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다.

러더퍼드 경의 생각으로는 정말 원자가 가벼운 전자들과 역시 가벼운 양전기를 띤 입자의 혼합체라면 무거운 알파입자와 충돌하면 마치 무거운 트럭과 사람이 충돌하는 교통사고처럼 사람은 튕겨나가고 트럭은 끄떡없듯이 알파입자의 진행방향이 금의 박막을 뚫고 나오더라도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알파입자는 그 방향을 유지하고 나왔지만 간혹 많이 휘어져서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를 두고 러더퍼드 경은 깊은 생각에 잠기면서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긴 세월을 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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