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원자력 홍보관 > 원자력 이야기
1989년의 일이었다. 미국 유타 대학에 있는 폰스와 프라이쉬만이란 두 화학교수가 상온에서 일어나는 핵반응을 발견했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다. 정말이라면 상온에서 일어나는 핵반응이기에 ‘인공태양’처럼 높은 온도를 유지할 그런 어려움이 뒤따르지 않을 뿐더러, 팔라듐이란 비교적 얻기 쉬운 물질을 써서 화학반응 전지처럼 간단하고 손쉬워서 그 기대가 정말로 대단했다. 곧 뒤따라 여러나라의 과학자들이 폰스와 프라이쉬만의 방법을 재현하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고 지금은 핵반응이 아닌 많은 열량을 생성하는 특수한 화학반응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발표가 1960년대에도 있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 소속인 루이스 알바레쯔(Louis Alvaletz) 교수가 기자들에게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폭탄 선언을 한 것이었다.

알바레쯔 교수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석학일 뿐만 아니라 물리학 이외의 분야에서도 그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그런 분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그냥 들어 넘기지 않았다. 그는 이 세상에서 공룡이 없어진 것은 커다란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일어난 폭발의 먼지가 지구를 뒤덮으면서 지구의 온도가 급강하하여 공룡의 먹이인 거목들이 죽어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였으며, 피라미드 속의 구조를 투과력이 강한 ‘우주선’을 사용하여 촬영하려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기도 하다.

알바레쯔는 기포상자(Bubble Camber)라는 장치를 써서 많은 소립자를 발견한 사람이기도 한데, 그는 이 기포상자 속에서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설명을 하자면 이런 것이었다.

전자보다 200배 정도 무거운 ‘뮤온’이란 무거운 전자가 있다. 이 ‘뮤온’은 모든 성질이 전자와 꼭 같은데 단지 무게가 200배 정도 무거운 것이다.

[ 알바레즈 교수 ]
그런데 전자도 그렇고 뮤온 전자도 그렇고 둘 다 작은 자석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자기쌍극자(Magnetic dipole)라고 하는 이 작은 자석의 성질은 전자나 무거운 전자인 뮤온이나 똑같고, 전자와 뮤온은 그 자전하는 속도 역시 똑같은 쌍둥이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수소핵인 양성자 주위를 마치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처럼 전자가 돌게 되면 이를 수소원자라고 하는데, 수소원자핵을 끼고 도는 뮤온 전자로 뮤온 수소원자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전자와 뮤온 전자는 정말로 서로 닮은 것이다. 알바레쯔 교수는 기포상자에 뮤온 전자를 쏘아 넣으면 그것이 없어졌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시 나타나는 현상을 보게 된 것이다.

알바레쯔 교수 역시 처음에는 왜 난데없이 뮤온 전자가 여러번 나타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곧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올바른 해석을 하게 되었다. 그 신기한 현상의 설명은 이러하였다.

가속기(뮤온 전자를 만들어 내는 가속장치)가 만들어 낸 뮤온 전자가 3중수소인 트리튬(Tritium, 보통 수소는 양성자 하나로 된 원자핵을 가졌는데 3중수소는 수소와 같은 화학적인 성질을 가졌지만 양성자 하나와 두 개의 중성자로 된 무거운 원자핵을 가진 동위원소임)과 부딪쳐서 트리튬의 전자는 튕겨내고 무거운 전자가 그 자리에 대신 들어가서 ‘뮤온’ 트리튬(Muonic Tritium)을 만든다.

뮤온 트리튬이 중수소인 듀테륨(deuterium)과 합쳐서 뮤온-중수소- 3중수소 분자를 만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보통 분자보다도 크기가 200배 정도 작아져서 중수소핵과 3중수소핵이 서로 부딪치는 확률이 커져 핵융합을 일으키게 된다. 그렇게 융합하면서 헬륨핵인 알파입자와 중성자를 만들어내고 뮤온 전자는 떨어져 나오게 된다.

떨어져 나온 뮤온 전자가 같은 반응을 반복하면서 핵융합 반응이 계속된다는 것이 알바레쯔 교수의 견해인데, 중수소-3중수소-뮤온전자로 된 분자를‘dtu’로 표시할 때, ‘dtu → α+↓n+↓μ+↓’이 되는 융합반응을 일으키고 여기서 나온 μ-가 다시 촉매역할을 하여 또 다른 융합 반응을 일으킨다는 말로 요약된다.

그러나 세상일은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는 것이 통례이다. 여기서도 문제는 뮤온 전자는 보통전자와는 달리 불안정하여 10초 정도가 지나면 전자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10초 동안에 핵융합 반응을 많이 일으켜야 하는데 실제로는 약 300번 이상은 못 일으키고 있다. 핵융합을 유도하기 위하여 들어간 에너지와 핵융합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비겨서 수지가 맞기 시작하려면 뮤온 전자 하나가 1000번 정도는 핵융합 반응의 촉매 역할을 하여야 하는데, 300번 밖에 안 되어 턱없이 모자란다.

이를 개량하기 위하여 많은 과학자들이 이 상온 핵융합 반응에 매달려 있다. 첫째로는 뮤온 전자가 융합에서 생겨난 헬륨핵인 알파 입자에 흡수되지 않도록 방지하여야만 뮤온 전자의 효용성이 커진다. 둘째로는 더 많은 3중수소 원자를 만들어 내는 핵융합 반응이 더 자주 일어나게 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의 연구가 일본의 이화학연구소(RIKEN)와 러더퍼드-에플턴 연구소(RAL)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3중수소의 생성을 좀더 쉽게 또 더 많이 하는 방법으로서 나가미네 박사가 이끄는 일본팀은 압력을 대기압의 천 배 이상으로 올려서 트리튬의 밀도를 높이게 하고 있다. 핵융합의 효율을 올리는 다른 하나의 방법은 좀더 많은 뮤온 전자를 주입하는 것이지만 이는 값이 엄청나게 비싼 새로운 가속장치를 만들어야 되고 그 방법조차 석연치 않다.

그러나 지난 호에서 소개한 ‘인공태양’을 만들려면 우선 60억불 정도를 들여서 실험용 인공태양의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것에 비하면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상온 핵융합을 시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5-13 코오롱 포레스텔 1408호 | ☎ (02) 784-4060
Copyrightⓒ 2016 WIIN. All rights reserved.